정말 오랜만에 글쓴다.
2014년도엔 조금 더 많이 글을 쓰고 순간순간들을 기록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학을 왔다.
아무도 없이 쌩뚱맞은 도시에 나 혼자서 스스로 자리잡고 살아나가는게 정말 생각보다 어렵다.
누구에게도 의지를 할 수도 없고, 그저 혼자 방법들을 찾아 나가야 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감사하게도 도와주려 손을 뻗어주신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외로움과 새로운 곳에 대한 당혹스러움
그리고 안절부절 붕 떠 있는 내 마음은 어쩔 수 없나보다.
작년 10월달에 교회에서 아는 오빠 소개로 9살 차이나는 오빠 한명을 만났다.
3명이서 정말 좋은 시간들을 많이 보냈다. 의지할곳이 없는 나에게 의지를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고
정말 퍽퍽하고 힘들기만 했던 대학교의 첫번째 학기의 낙이였다. 말 그대로 나에게 Sunshine같은 존재였다.
나이 차이가 나는 오빠들이였지만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나누고, 정말 많이 웃으면서 행복했던것같다.
맛있는것도 많이 얻어먹고, 좋은 곳도 구경 많이 가고 정말 행복하기만 한 2,3개월이 였던것같다.
그러다가 그 오빠와 마음이 조금씩 통하게 되었었지만 현실적인 벽 앞에 서로 많이 고민을 했다.
결혼을 전제로 사람을 만나야하는 상황인 오빠와, 그저 막 대학교를 시작한 20대 초반의 나.
오빠는 이성적이게 살아야겠다며 정리하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었고,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말 나는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했다. 내 나이에 비하여 연애 경험도 많은 편이였고 이런저런 남자들을 많이 겪어 봤다고 생각한게
오산인지. 나는 처음으로 매달려봤다. 무작정 오빠 집앞에 가서 기다려도 보고 얘기 하려하고 전화도 해보았지만
오빠는 선을 정확히 그어주었다. 정말 용납이 가지 못했고 나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했었다.
정말 갑작스런 변화라 나는 다시 오빠가 돌아올줄 알았고 예전처럼 웃으면서 3명이서 좋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컵라면 1개가 일주일 동안 먹은 음식물의 전부였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저 행복했던 순간들이 머릿속에선 파노라마처럼 흘러
갈뿐이였고 오빠가 했던 말들과 행동들, 우리가 함께 가졌던 행복한 순간들만 그저 계속 계속 리플레이 되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다른 일을 하려해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물을 마시려해도 구역질만 날 뿐이였다.
정말 느낌이 아니라, 가슴이 찢어지는것처럼 아팠다. 하루에 수백번 수천번도 마음이 미어지는것 같았다.
이런 사람 다시는 못 만날것같았고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것만 같았다.
정말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지내다가 깨끗하게 마음접고 다른 여자와 잘 지내려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고 나는 마음정리가 되었던것같다.
마지막으로 황우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30분 가량 펑펑 운 다음에서야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음식물을 섭취할수 있었으며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겨우 9일 지났다. 하지만 난 많이 털어냈다.
생각도 거의 안나고 생각이 나더라도 더 이상 가슴이 아프거나 힘들거나 하진 않다. 그저 가끔 울컥하고 그 순간들이 그리울 뿐이다.
정말 많은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깨닫게되는 기회였다.
1. 사람마음가지고 장난치지말자. 정말 이별이란게 이런것이며 다른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는것이 이런것이구나를 느꼈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호감이 조금만 있으면 나는 교제를 시작했고 이별도 쉽게 선택했던것같다. 이별후에 연락오는 사람들을 보며 난 칼같이 잘라냈었고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잔인했으며 올바르지 못했는지 느끼게 되었다. 적어도 사람 감정을 가지고는 장난치는게 아니구나를 느꼈다.
2. 내 인생의 중점을 나에게 조금 더 두게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내 꿈과 내 비전으로 상당히 야망찬 아이였다. 하고싶은것도 많았으며 인류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정말 큰 꿈도 꾸었었다. 하지만 이 오빠를 만나면서 그저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도 참 행복하겠다라며 내 스스로의 꿈을 접었었다. 물론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것도 행복중의 하나지만 내 삶과 내 꿈들을 저버리는건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였던것같다.
3. 마음을 온전히 하나님에게 두어야 한다. 오빠들에게 기대었다. 힘든 모든것들을 온전히 오빠들에게 기대었고 오빠들에게로부터 힘과 안정을 찾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사랑해야할 존재지 내가 기대고 의존해야할 대상은 아니다. 마음을 완전히 다 준만큼 다시 회복하는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쉽게 변할수있다는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하나님은 내가 떠나도 내가 떠나보내려해도 항상 그자리에서 나를 지켜봐주시고 내 편이 되어주신다. 다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갈때가 왔다.
4. 내 주변엔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내가 힘들어 하는동안 매일매일 몇시간씩이고 나와 함께해준 동생들과, 내가 아파하는동안 같이 아파해준 내 산소들, 내가 괜찮게 계속 전화해주고 실질적인 조언들 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밥을 챙겨주는 사람까지. 정말 감사하게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고 힘내라며 격려를 해주었다. 그들이 아플때 내가 다시 돌려줄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슴 아픈게 어떤일인지 이제 알기에, 그들이 힘들면 무조건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고 싶다.
5.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일주일동안 잘 먹지 않으니 살이 조금 빠지고 몸이 가벼워 지기 시작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 생각도 많이 안하게되고 무슨일이든 집중을 하게 되니 심리적으로 상당한 위로가 된다.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을해서 몸을 가꿀수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말 써도 될려나 ㅎㅎ
정말 이제 정리하고 내려놓을때가 온것같다. 더 좋은사람을 하나님께서 예비해 놓으셨음을 믿고, 이번을 통하여 많은 것을 얻었기에 나는 만족한다.
힘내자 다영아
'2013 - 2014 > 내 지난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0127 - 좋다 (0) | 2014.01.28 |
---|---|
20140126 - 1월 액땜인가 (0) | 2014.01.27 |
20130506 - 도서 리스트 (0) | 2013.05.07 |
20130329 - 사람관계 (0) | 2013.03.30 |
20130324 - 좋다 (0) | 2013.03.25 |